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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로 본 중동

140107 영화 <천국을 향하여>

영화 <천국을 향하여> 감상

(부제 : 자살폭탄테러를 보는 우리의 시선?)


 


어느덧.. 우리 중동앓이도 ★고3★이 되었습니다.

작년 이맘때쯤 자율동아리를 만들면서 정말 알차고 뜻깊은 동아리가 되리라!하고 다짐했던 기억이 납니다.

1년 남짓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혼자서는 할 수 없었을 많은 것들을 경험할 수 있게 해 준 부원들에게 정말 고마웠습니다.ㅠㅠ

겉으로는 별로 티를 안냈지만 중동앓이랑 부원들에게 대단한 애착을 갖고 있어요..♥..

아.. 부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이번 포스팅은 우리가 중동앓이 마지막을 기념하며(ㅠㅠ) 본 영화 <천국을 향하여>를 소개하고자 합니다:D


영화 선정은 전적으로 부장의 손에 달려있었다죠!

우리가 다가가기 어려운 주제에 대해 영화로 접근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다소 무거운 내용이긴 하지만 지하디스트, 흔히 말하는 자살폭탄테러에 대한 내용을 다룬 영화를 선택했습니다.


사실 아랍영화제에서 상영된 <신의 전사들>이라는 영화를 보려 했지만, 볼 수 있는 수단이 없었습니다ㅠㅠ

나중에 꼭 모여서 보도록 합시다. (아마 1년 후가 되지 않을까요..!)


파키스탄 무슬림 친구와 펜팔을 하면서부터 풀리지 않았던 의문...!!!!!

자신은 그런 테러리스트들을 같은 무슬림으로 취급하지 않는다는 무슬림 친구의 말에 꽤 놀랐습니다.

그럼, 종교에 그토록 충실하다는 그들은 왜 이슬람 교리에 반하는 살인을 행할까????

무슬림 친구는 제 질문에 아마 그들 대다수가 문맹이라 쿠란을 모르기 때문에 그럴 것이라고 답했지만 그걸로는 충분한 설명이 되는 것 같지 않았습니다.




영화 <천국을 향하여>를 보고 그 질문의 답을 1/2 정도.. 찾은 것 같습니다.


<천국을 향하여>는 전쟁의 위협 속에서도 각자의 삶을 살아가다 지령을 받고 하루아침에 자살폭탄테러의 순교자로 지목된 두 젊은이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순교 전 꼭 거쳐야 하는 정결의식을 치루기 전,

이들은 비디오 카메라 앞에서 자신이 순교 투쟁에 나서게 된 계기와 테러의 정당성을 밝히는 내용의 글을 읽어야 합니다.

처음에 자이드는 그 긴 글을 처음부터 끝까지, 비장하게 낭독합니다.

그런데 카메라 이상으로 두번째 녹화를 할 땐 엄마에게 정수기 필터가 어디가 좋다더라, 는 말을 남길 뿐

쿠란에 적힌 신의 지시나.. 이스라엘의 부당함.. 같은 거창한 말을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스스로 죽음을 결정하는 것은 대의를 위해 희생하겠다는 결의에 찬 순교자에게도

절대 이념이나.. 명분으로 쉽게 결정하는 문제가 아닙니다.

자이드는 온 몸에 폭탄을 두른 채로 도망하고, 결국 작전은 연기되어 자이드는 배신자로 몰리게 됩니다.

자이드가 탈출 후 찾은 곳은 집, 자동차 정비소.. 자신의 평범한 일상이 깃들어 있는 장소들입니다.


할레드는 자이드를 찾아 함께 자신들의 운명과 미래에 대해 시간을 갖습니다.

결론은 '이것밖에 답이 없다.'

어차피 지금 사는 삶은 삶이 아니라며 차라리 순교에 몸을 바치겠다는 결론에 다다릅니다.




작품 후반부에 수하가 작전을 수행하러 떠나는 자이드를 말리며 쏟아냈던 말이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주었습니다.


팔레스타인이 절대적인 열세에 처해있기 때문에 자살테러가 유일한 저항 수단으로 보일 지 모르지만

군사적인 측면에 있어서 약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다른 방향의 투쟁을 벌여야 한다.

자살테러 역시 이스라엘의 만행과 다를바 없는 끔찍한 행위이며 이는 또 다시 침략의 빌미가 되어 악순환을 가져올 것이다...




다른 방향? 다른 방향이 있을까요?


"평등하게 살 수 없을 바에야 평등하게 죽는 것이 낫다."

끝내 뜻을 굽히지 않고 순교를 결심한 자이드의 말입니다.



이 영화는 흔히 말하는 '지하디스트'를 기존의 서구적인 시각과는 다른 시각에서 조명합니다.

분명 테러 자체만 놓고 보자면 끔찍하고.. 일어나서는 안 되는.. 재앙입니다.

하지만 그런 테러를 행하는 이들 역시 죽음의 순간까지 순교의 가치와, 평범한 삶에 대한 갈망을 저울질하며 갈등하는 인간이었습니다.


'지하디스트, 이슬람 급진주의자, 이슬람 근본주의자, 테러리스트' 라는 단어들로는

'그들'을 정의내릴 수 없겠다..고 생각했습니다.